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초반부터 이어온 탄탄한 경기 구조가 완전히 안정되며 9연승 흐름을 타고 있다. 공격에서는 모마–강소휘–타나차 삼각편대가 확실한 득점 축을 형성하고 있고, 세컨 옵션과 마무리 옵션의 분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공격 볼륨과 효율 모두 리그 최정상 수준이다. 특히 이윤정 세터의 과감한 중앙 속공 조율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상대 수비 라인은 경기 내내 넓게 벌어지고, 미들블로커 김세빈·이지윤의 높이 활용도까지 더해지며 중앙 장악력이 크게 강화됐다. 리시브와 디그 안정감 또한 한국도로공사의 흐름을 떠받치는 핵심이다. 1단 수비가 흔들리지 않으니 랠리 주도권을 꾸준히 가져오고, 블로킹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 홈 경기에서는 5연승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올라와 있으며, 경기 내용 자체가 기복 없이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고 있어 상대에게 위기를 주기보다 스스로 위기를 만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현재의 구조적 완성도만 놓고 보면 ‘흔들릴 이유가 없는 팀’에 가까운 상태다.

페퍼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초반의 상승세가 있었으나 최근 전개 흐름이 다소 불안정해졌다. 조이가 꾸준히 득점을 책임지며 팀 공격을 끌고 가고는 있지만, 박사랑 세터와의 호흡 문제로 전체적인 공격 패턴이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조이가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음에도 팀이 패한 경기처럼, 특정 선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페퍼가 풀어야 할 구조적 숙제다. 시마무라는 최근 경기에서 집중 견제를 받으며 효율이 크게 떨어졌고, 박정아 역시 정상적인 화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흐름이다. 리시브 불안이 누적되면 속공·파이프 연결이 무너지고, 결국 단조로운 볼 배분이 강요되면서 상대 블로킹에 손쉽게 읽히는 패턴이 반복된다. 중반 이후 범실이 누적되는 구간이 자주 등장하고, 원정 경기에서는 에너지 레벨과 후반 집중력 문제도 약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원정 2연패 또한 이러한 구조적 흔들림을 반영한다.

총평

이번 경기의 매치업 구조는 공·수 전 영역에서 안정적인 한국도로공사와 조이 단일 화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페퍼저축은행의 대결 구도로 정리된다. 도로공사는 리시브·디그·블로킹 등 기본기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있고, 여러 득점 루트가 살아 있어 상대 견제 강도가 높아져도 공격 선택지가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시마무라·박정아의 화력이 안정되지 않는 한 조이에게 부담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며, 리시브·전개 난조가 겹칠 경우 중반 이후 급격히 스코어가 벌어질 위험이 있다. 최근 맞대결에서 페퍼가 승리를 가져간 적은 있으나 당시보다 한국도로공사의 팀 밸런스가 더욱 견고해졌고, 페퍼는 오히려 공격 전개가 흔들리는 흐름이다. 전체적인 전력·안정감·리듬을 고려하면, 이번 경기는 한국도로공사의 우위가 명확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큰 매치업이다.